어머니 생신을 맞이하여 토요일 점심때 방문한 두레유
어느 한식다큐에서 에피타이저로 씨간장을 내놓는다는걸 보시고선, 저기 가봐야겠다고 하신 어머니의 말씀이 몇개월만에 이루어졌다.
사진에 보이는 곳이 '두레유'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듯하다.
장독대가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면
기와처마 아래로 보이는 출입문
실내는 아담하고 푸근하다. 정감있는 한옥의 느낌을 유지한 모양새다. 트렌디하게 라인을 살린 심플한 인테리어의 한식당도 참 많은데, 사실 그런건 내 취향은 아닌거 같다.
우리는 1인당 5만원? 7만원? ...기억나지 않는다. 암튼 둘중하나의 코스를 주문했다. 유현수셰프의 두레유의 음식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통적 한식은 아니다. 하지만, 그 변화가 과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퓨전한식이다. 유명 한정식집과의 비교는 뒤에 하도록 하겠다.
웨이트레스가 씨간장을 서빙했다. 나중에 나올 음식을 찍어먹으라고 셋팅된 간장인줄 알고 홀로 덩그러니 서빙된 씨간장을 손도대지 않는 분들이 있는데, 이 간장은 에피타이저다. 젓가락으로 이 간장을 살짝 찍어서 맛보면, 짭짤하고 깊은 오묘한 맛에 식욕이 살아난다는 사실. 에피타이저로써 훌륭히 역할을 해낸다.
죽인데, 웨이트리스가 설명을 해줬는데, 기억나지 않는다ㅋ 매우 맛있슴.
물김치는 석류가 함께한 상큼한 샐러드 같았다. 역시 매우 맛있었다.
이게 김치다. 샐러드 같은 김치인데, 이역시 꽤나 긴설명을 해주었는데, 기억나진 않고, 매우 맛있었다.
굴과 매생이를 넣은 전에 육수를 부어 올린 요리
이날 요리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을 꼽으라면 난 이것이었다. 식감과 맛 모두 너무 훌륭했는데, 모든 맛을 받쳐주는 국물이 최고였다. 밥좀달라고 말할뻔..
꼬막무침에 신기한 해초를 가미한.. 그냥 꼬막무침ㅎㅎ
코스의 메인격인 떡갈비
떡갈비 아래에는 밥이 있었는데, 그냥 밥이아니고 죽도 아닌것이 어찌보면 질은 밥이지만, 식감이 쫀득하면서도 알알이 살아있는 그래서 그 위에 떡갈비를 놓고 나이프로 썰으면, 밥이 풀어지거나 알알이 흩어지지 않고, 한덩어리로 잘리면서 떡갈비와 한번에 먹을수 있는 독특한 형태의 밥이었다.
마지막 후식은 콩고물을 올린 티라미수, 예상가능한 맛있는 맛이었다.
두레유 음식의 총평
두레유는 한식치고는 맛이 쎄고 자극적인 편이다. 내 블로그에 포스팅한 '요석궁' 보다는 덜 자극적이지만, '필경재'보다는 자극적이다. 전통한식 그대로의 오리지널을 지향하는 대표적인곳이 '필경재' 이고, 자극적인 맛으로 대중을 사로잡기위한 한식집이 요석궁 이라면, 두레유는 그 중간지점이라고 본다. 그래서 일단 맛있다. 전통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의 경우, 슴슴한 맛에 시큰둥한 경우도 가끔 있는데, 두레유의 음식은 그럴일은 없다.
메뉴구성은 사진에 보이듯, 한식에 변화를 한껏주었지만, 맛은 과하지 않다. '요석궁'의 경우 비쥬얼은 전통한식이지만, 맛은 달고 자극적이어서 한식을 먹은것 같지 않은 느낌을 주는데, 그보단 이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레유의 이번 음식은 한식 본연의 맛과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거북하지 않고 한식답다.
음식량은 성인남자기준으로 적당한 포만감, 배불리 먹진 못했으나 나에겐 적당한듯 하다. 내 동생은 모자라다고 했다. 재방문 의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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