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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는 것들/미술, 디자인, 패션

이상봉 다큐멘터리를 보고... (글자를 바라보는 서양인과 동양인간의 인식차이 발견) 블로그테스트용 포스팅

by 누커 2017.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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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2007년 방송된 '시대의 초상-한국을 세계에 입히다' 를 보고...




파리 시내를 거니는 이상봉



이 한편의 다큐를 보기전까지는 그랬다.





EBS에서는 2007년 ‘시대의 초상‘다큐 프로그램에서 이상봉 디자이너 편을 방송했다. p2p 사이트에서도 토렌트에서도 이상봉디자이너의 다큐는 없더군.. 마크제이콥스 편은 많았다. EBS 에서 5000원 결제를 하고 플레이를 시작했다. 보고나니 전혀아깝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시작은 2007년 2월 루브르 박물관에서 쇼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다른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겟지만 패션쇼라는 단한번의 결과물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동시에 세계적 패션언론관계자와 바이어들의 극찬은 이상봉이 세계시장에서도 굉장히 경쟁력을 가지는 디자이너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알수있게 해줬다. 그는 14년째 파리에서 지속적으로 쑈를 열고 있다. 그의 첫 쇼에선 무당춤 퍼포먼스가 있었고 무당의 옷의 컨셉과 맞게 화려한 색채들의 의상으로 쇼를 진행했다. 그 이후 유명 서예가가 런어웨이에 큰 글을 쓰는 퍼포먼스로 시작하면서 한글패션이 파리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다.

 

 

파리적인 라인과 패턴의 옷에 한글을 이용해 세부적인 디자인을 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그저 참신한 아이디어다 라고 생각만 하고 정말 멋있다. 이쁘다 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나 또한 그랬구. 하지만 이 다큐를 보면서 이상봉의 작품들을 쭈욱 보면서 너무나 이쁘고 멋지다 라는 느낌을 받은 옷이 상당히 많았다. 물론 저건 좀 너무 지저분하다. 언밸런스 하다. 는 작품들도 꽤 있었지만... 맘에 드는 것중 사진을 퍼올수 있었던 몇장을 올려본다.



이상봉과 소리꾼 장사익


글이 아니고 문양 같다. 마치 무라카미 타카시의 작품들 같은 느낌... 의상의 소재때문에 한지의 느낌도 난다.
채연의 옷, 힘있고 굵은 묵체가 의상의 실루엣과 멋드러진 조화를 이루는 의상 , 그리고 아래 남자의 쟈켓 아주 맘에든다.
서양의 패션전문가 그것도 세계패션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 할수있는 잡지사기자나 시장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이어들, 프랑스 고위관료들은 반응이 굉장히 좋았던것 같다. 이상봉의 옷에 새겨진 한글은 그들에겐 글자가 아닌 것이다 디자인일 뿐이다. 우리에게는 늘상 보아오던 흔한 것이라서 그 미학적인 면을 뇌에서 느끼기 전에 한글이라는 인식(저건 글자야)이 먼저 뇌에서 강하게 작용하지만. 이상봉의 옷에 새겨진 한글 그자체의 미학적인 면만을 본 서양인들은 그 독특한 아름다움에 반했다.


 

서양의 경우 문자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서적이나 성가,성경들을 기록한 골동품이 고가로 거래되지만 그것은 그 골동품의 역사적 가치 때문이지 글을 예술품으로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반면 동양에서는 글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한다. 서예전을 보고 많은 외국관광객들은 글씨만으로 이렇게 작품전시회를 하는구나 하고 신기해한다. 서양의 역사에선 그런 개념이 없다. 서양에서는 역사적으로 대단히 유명한 인물이 쓴 메모나 편지등이 고가에 거래가 되지만 글씨체 자체를 작품으로 인식하지는 않는다.


어렸을때 글씨를 잘써야 한다고 어른들은 말한다. 글을 이쁘게 바르게 쓰게끔 하기위해 부모님들은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일은 흔한일 이였다. 물론 요즘은 보기 드물지만...(그래서 조금 안타깝다). 어쨌든 글이라는 것을 우리조상들 때부터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고 믿었기때문에 멋진글씨와 글자체는 그 사람을 상징이기도 했다. 서양에선 우리나라처럼 글씨를 잘써야 한다는 개념이 굉장히 약하다. 미국 사람들 대부분이 영어를 알아보기 쉽게 깨끗하게 쓰는 사람을 손에꼽을 정도이니까. 영국, 미국애들과 어울리다보면 영어를 가장 깨끗하게 쓰는건 그들이 아니라 항상 나였다. 왜 이렇게 못쓰냐고 놀리면 그들은 그저 웃으면서 알아보면 되는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렇듯 서양인들은 글자를 이쁘게 써야한다는 개념도 약하고 글자가 미적인 작품이 될수있다는 개념이 원래 없던 사회다.(이런 개념이 생겨난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는 한글속에서 살고 있다. TV를 보면서 길거리의 간판을 보면서..무심코 지나가지만 한글이 멋지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거다. 사극드라마 타이틀 디자인을 보면서, 전통주막의 간판과 메뉴판을 보면서.. 하지만 순간 .. 그냥 이쁘네 하고 지나칠 뿐이지. 우리에겐 그냥 생활이고 일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양인들에겐 아니다. 뜻도 모르고 글자라는 건 알지만 이쁘다고 느끼고 있다. 이상봉은 이 지점에서 자신이 설정한 컨셉에 어울리는 한글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서예가들의 필체를 찾아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각양각색의 멋진 필체가 많기때문이다. 뭐라고 쓴지 알아 볼수도 없을 만큼 흘겨 썼는데도 멋들어지게 쓰여진 서예작품, 힘이 넘쳐서 글자가 튀어 올라올것 같은 작품도 있고 과묵한 느낌의 글자 등 정말 많은 미적 가치를 지닌 한글이 이미 한국에는 넘쳐난다.

 

이상봉은 단순히 한글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묵이 종이에 퍼지는 느낌, 글라데이션과 같은 묵 특유의 느낌을 디자인에 사용했고, 한국적 문양을 심플한 라인의 자켓에 배열했고, 한국전통 문고리를 버튼을 대신에 장식의 미를 더했으며, 산수화와 매난국죽을 의상디자인에 활용했다.


2008년  Paris




고급전통가구에서 볼수있는 자궤를 핸드백의 손잡이에 한 장식은 전통의 미를 한껏 느낄수 있으며 동시에 고급스럽기까지 하다.

다큐중에 그 핸드백을 클로즈업해서 이상봉이 직접 설명해주는 장면이 있는데 .. 그 가방의 사진을 찾을수가 없었다. 그 백이 정말 이쁘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콜라보들








이렇게 잘나가던 이상봉이

열정페이로 어시스턴트를 부려먹던 일이 언론에 붉어지던게 2013년인가?? 2014년인가. 이후 이상봉은 국내에선 언론노출이 끊겼다. 나름 관행이고...허술한 법체계속에 형성된 의류업계의 시스템이자 한국사회에 만연해있는 적폐겠지. 국내에선 성토여론이 어느정도 사그러진, 그 이후 이상봉은 더욱 탄탄하게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2014~2017 시즌




























만큼 좀더 좋은 환경에서 신입들이 일할수 있는 환경이 될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이 다큐를 보면서 굉장히 감동적이라고 해야할까. 나에게 가슴 뭉클하고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멘트를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서예가가 런어웨이에 걸레같은 붓자루로 글을쓴 퍼포먼스가 있던 패션쇼가 끝난후 한글의 아름다움에 반한 그들이 한글에 대해 질문과 작품에 사용된 한글의 뜻을 물어봤고 자연스레 설명중 세종대왕이 만들었다는 얘기를 이상봉이 햇을때 왕이 백성을 위한 글을 만들었다는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놀랐다고...  그들의 역사속 집권층은 문자를 독점하여 피지배계층 지배를 지속시키려 하는것이 당연한 역사엿는데 어떻게 임금이 백성들을 위해 그럴수가 있냐며 세종대왕과 한글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이상봉의 사진 몇장  자알~~ 생기셔따아~




 




 

 

사진 및 관련 자료 출처: http://www.liesangb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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