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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나혼자 유럽여행1] - 꼬여버린 첫 스케쥴 (인천공항, 에어로플롯, 모스코바공항)

by 누커 2017.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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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듯 부푼 기대 한움큼 안아들고 가방매고 캐리어 끌고 인천공항행. 집앞에 공항버스 정거장이 있는 바람에 편하게 갔다. 공항버스가격은 유럽 각국의 공항과 시내간 리무진 버스와 가격차가 별로 없다. 한국 공항버스 가격은 서울과의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인천공항 고속도로 이용료가 비싸서 일반 물가와 비교해보면 비싼셈. 명박이 친구들 대단해 칭찬해. 인천공항에 3시간전에 도착해서 체크인 하는데 러시아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검은색 제복의 에어로 플롯 직원들 좀 섹시했다. 싸게 구한다고 무턱대고 덜컥 사버린 에어로 플롯. 뒤늦게 안좋은 소문들을 들은터라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지금으로 부터 15시간후 무턱대고 싸다고 사버린 이 티켓으로 인해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데  ... 이 티켓만 유심히 봐도 알수 있는데 ... 덜렁대며 완전 착각한 바람에 이 사실을 모르고 한껏 들떠 있었다.

 

체크인을 마치고 항공권 사진한방 박았다. 

 


 

민박에 20유로 대신 담배로 떼우려고 면세점에서 DUNHILL 한보루 사들고 플랫폼으로 향했다. 난 현재 담배끊은지 한달 남짓된 상태

플랫폼에 도착하니 내 옆에서 카메라를 새로 샀는지 신나있는 한국친구2명이 대기중인 비행기를 향해 연신 셔터를 날리고 있었다. 나도 따라서 사진 한방!!!!







 

곧 탑승했고 안좋은 소문이 많았기에 좀 불안했지만 이건 웬걸 생각보다 훨씬 친절했다. 스튜어디스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흠.. 기내식 상당히 먹을만 했다. 좀 짰지만... 곤볼님이 주신 귀막이를 깜빡하고 캐리어에 넣어놔서 못썼다. 그래서 귀가 좀.. 멍멍 한국에서 유럽쪽으로 서향으로 달리니 10시간 내내 눈부시다. 윈도우셔터를 내려도 밝다. 잠은 안온다. 내 앞에 땅꼬마 러시아인이 의자를 뒤로 젖히는데 나의 긴다리가 압축되버렸다. 영어로 '내다리가 너무 타이트하니 의자를 뒤로 젖히지 말아주세요' 라고 해서 의자를 조금 앞으로 젖혀주는데 그래도 불편했다. 썅~!! 나중에 스튜어디스 언니가 러시아어로 뭐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의자를 원상복구한다.

한국-러시아 모스크바행이라 그런지 이 비행기에 탑승한 대부분 한국인들은 러시아어를 잘한다. 내 옆에 앉은 폭주족삘의 어떤 아저씨도 러시아어 대박.  할건 없고 음악이나 들으면서 여행계획다시 확인해주시고, 그리고도 지루해서 각종 잡지를 다 읽어주셔도 할게 없어서 가져온 책좀 읽다가 졸려서 한숨 자고 일어나니 식사가 나온다. 그 유명한 '밋 오어 삐쒸' '띠 오어 꺼삐' 이젠 익숙하다. 식사를 마치고 창문밖을 보니 여전히 눈부시다. 구름 모양이 좀 독특해서 사진 한방!! 고기압전선과 저기압 전선이 부딪히는 바로 그 지점인듯?? 아님 말구..-_-;







 



이제 러시아 공항 도착!!

정말 허술하기 짝이없는 transit 부스. 내 앞에 몇몇한국사람이 표를 내미니 잠시 후 표를 돌려받고 무사통과한다. 별걱정 없이 표를 내밀며 파리가는 에어프랑스를 타야한다고 말했더니 내 표를 보고 한참 고민하더니 옆사람에게 내 표를 토스한다. .. 그러더니 정말 알아듣기 힘든 영어로 '너는 나가서 우리 오피스에서 기다려야 한다' 며 저쪽으로 가란다. 그리고 표를 안돌려주네?? 당황했다.... ;;;;  여직원들 덩치가 산만하고 키가 나보다 더 큰데 얼굴은 오늘 아침에 개똥을 밟은것 마냥 잔뜩 찌푸리고 있고 영어발음도 최악.. 왜 표를 안돌려주냐고 묻자 내 질문에 대답도 없이 그냥 가란다. 스튜어디스는 친절했는데... 이건 불친절정도가 아니라 .. 무섭다 ㅋㅋㅋㅋ '설마 아무리 후진 모스크바 공항일지언정 나름 국제공항인데 내 항공권에 문제가 생기게 하진 않겠지' 라고 편하게 맘을 먹었다.



간단한 수색을 하고 면세지역에 들어와서 좀전 trasit 부스에 직원들이 말한 office가 어딘지 찾아 해맸다. 공항을 해매는중 정말 초절정의 미녀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이쁜 마치 만화를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비율부터 다르더라...다들 연예인... 옷도 보통 섹시하고 화려하게 입는게 아니다. 곳곳의 미녀들을 신나게 구경하던 도중 나와 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학생 발견.  말을 걸었다. 이 친구의 이름은 장희




 


 

 졸업전에 1차 외무고시 시험보고 1주일간 파리로 머리를 식히러 왔다고.. 참으로 깨끗하고 밝은 .. 정말 fine한 아이였다. 후에 유럽일정중 만난 한국인 중에서 장희처럼 외무고시치르고 유럽여행온 사람이 꽤 있었다. 장희랑 같이 돌아다니다가 office를 찾고 거기에 푹신한 소파에서 기다렸다. 거기에 에어프랑스를 기다리는 백인남자와 프랑스에서 거주중인 한국여자분이 계셨다. 백인남자 혼자 멍때리고 나를 포함한 한국인 세명이서만 얘기하는 분위기였다. 백인친구가 좀 안되보여서 내가 영어로 말을 걸었다. 이 녀석은 프랑스인이었다. 내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자 소심하던 두 여인네가 적극적으로 돌변했다. -_-;; 그러자 나 혼자만 소외됐다.;; 역시 여자들이란.. 좀 잘생길걸 그랬어 장희는 외무고시준비생이라 불어 꽤 잘하더라.

이들과 얘기하는 도중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내 비행기는 내일 새벽에 출발한다는것..;;;  내 비행기표를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아뿔싸..

이 여행.. 참 꼼꼼하게 준비했는데... 정작 가장 꼼꼼하게 들여다 봤어야 할 항공권은 싸다는 이유에 눈이 뒤집혀 방심한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예매시에 현지시간 계산을 안하고, 티켓시간만 보고 계산해서 transfer 대기 시간을 3시간정도로 착각한것.  이건.......... 대형사고다. 난 러시아 VISA도 준비안해왔다. 즉 공항밖으로 나갈수 없고 내일 새벽까지 공항안에서 노숙을 해야한다는 것.




혹시나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직원에게 문의했다. 그러자 자기들한테 200달러 정도 주면 밖으로 내보내주고 호텔에서 묵게 해주겠다고, 하지만, 모험이었다. 막상 호텔에 도착한후 호텔측에서 더 요구할수도 있고,... 이곳이 러시아라는 이유의 불안정요소가 너무 많았다. 여러모로 불안해서 거절했다. 결국 공항노숙을 선택. 장희는 내가 너무 안되보였는지 사실 너무 쪽팔렸다 그 어린친구가 나를 위로해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어찌나 귀엽고 기특해보이던지ㅋㅋ 정작 나는 노숙에 익숙해서 별 느낌없는데 ㅎㅎ  '남들보다 35만원 정도 싸게 샀으니 난 35만원 어치 더욱 즐겁게 유럽여행중에 쓸수 있어!'라고 정신승리중이었다. 나를 위해 애쓰는 장희가 나와 같은 한국인을 봤다는 얘기에 난 그 한국인들을 찾으러 나섰다. 어차피 장희는 20분후 보딩이 시작될 예정. 인사를 나누고  나와같은 처지의 한국인을 찾아 나섰다.

찾는 도중 Bar에서 맥주를 마시는 한국인 3명발견. 남자2인조 여자1인 이었는데, 아까 인천공항에서 새로산 사진기를 들고 신나게 비행기를 찍어대던 그 남자친구들 2명이었다.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혹시 파리가세요?' '아뇨 런던요' ....

파리가는 한국인 못찾으면 어떠하리.. 어차피 노숙에 단련된 몸. 재밌어보이는 이친구들과 어울리는 편이 더 나을듯싶다.

사체과출신의 듬직한 친구2명은 졸업여행겸 같이 왔고 굉장히 앳되보이는 여자분은 우크라이나로 간단다. 여행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있고 해외발령을 우크라이나로 받은 것. 정말 어려보이는데 어려운 결정을 했다는 것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한시간 정도 얘기하면서 세친구들이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주요 웃음의 소재는 ..  철저하게 준비한 유럽여행의 첫단추가... 노숙이라는것 ... - _-;; 아아 .... 나로인해 다들 즐거운 시간을 그렇게 한참을 즐겁게 보내고 사체과 두친구는 나와 스페인에서 조인하기로 약속을 하고 런던행. 여자분은 밤9시인가 10시 비행기로 우크라이나행 이분 너무 졸려서 잠깐 자라고 하고 내가 불침번. 초롱씨도 이제 떠날 시간이다. 우크라이나로 놀러오세요 라는 한마디와 함께...


이제 정말 나혼자다.

다시 화려한 미녀들에게 눈이 가기 시작했다. 이들을 관찰한 결과 전부 명품으로 도배한 누나들뿐이다. 거의 대부분 돈많아 보이는 ugly한 남자와 동행인 경우가 많았고, 혼자임에도 예사로운 패션이 아니었다. 완전 모델 그 이상. 이때만 해도 유럽은 다 이렇지 않겠어? 라고 생각해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않했다. 모스크바공항에서 본 미녀들만큼 아름다운 분들을 이날이후 3달간 한번도 보지못하고 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냥 클래스가 달랐슴  어찌됐건 바비인형같은 미녀들도 하나둘씩 떠나고 조금씩 공항의 새벽이 다가온다. 별 사고없이 내일새벽 비행기를 탈수있겠지. 시계는 밤12시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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