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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윤종신이 빠진 방구석 1열은....

by 누커 201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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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 뻔한 겉핧기 식 토론과 낄낄대고 끝나는 흔한 영화 토크쇼가 되버릴거 같은 느낌이다.

여태까지의 방구석 1열은 영화자체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영화와 감독이 던지는 메세지와 문제의식을 받아서 그것에 대해 곱씹어보는 인문학적인 요소가 더해져서 영화를 더 폭넓게 이해 할수 있었던 수준 높으면서도 유쾌하고 재밌고 웃긴 토크쇼였다.

그것이 가능했던 중심축은 변영주 감독이다. 온갖 사회현상과 삶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된 생각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영화를 정리해주거나, 새로운 각도로 사고를 전환시키게끔 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감독의 시선으로 영화를 해설해주는 것은 기본.

변감독 다음으로 역할이 컸던 것이 윤종신이다. 윤종신은 의외로 음악외에도 수많은 이슈에 대해 생각의 정리가 잘 되어있는 사람이라는걸 방구석 1열을 통해 알게됐다. 인문학 서적을 많이 보며 사색을 통해, 또는 다방면의 인적교류를 통해 수 많은 생각을 정리해 보았을때 나올수 있는 생각과 발언들을 윤종신은 보여 주었다. 윤종신의 재밌는 입담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런데, 이 둘이 다 없다. 변감독이 빠졌을때 사실 크게 주저 앉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 바통을 이어받은 분들은 영화적 소양은 더 뛰어났을지 모르겠으나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시사점을 제시하는 인문학적 소양은 변감독에 확연히 미치지 못하다 느껴졌다. 게다가 변감독 처럼 재치있고 유머러스 하지도 않았으니, 낄낄거리고 웃을 재미조차 예전만 못했다.

그래도 고군분투한게 윤종신 덕이라 생각했는데, 그가 빠진 자리를 채운 정재형은 재밌는 사람이고 음악적 역량이 뛰어난 예술가임은 분명하지만, 인문학적 깊이는 얕고 얕은 사람이다. 수많은 방송에서 상식적 수준의 역사적사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멘트가 필요할때 내뱉은 말들을 보면, 그런 생각을 별로 해보지 않았슴이 여실히 드러난다. 얕디 얕다. 음악적으로 깊고, 음악가가 음악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싫다거나 실망하진 않았으나, 방구석 1열의 엠씨로선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아니면 방구석1열의 컨셉이 바뀐것일까. 사람의 문제와 별개로 주제의 한계점이 온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2년이 다되어가는 방구석 1열이 새로운 주제를 찾는것이 힘들것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의 컨셉을 아예 바꾸려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태까지가 인문학적 접근으로 다양한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포맷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재미위주로 돌리려는 것일수도 있다.

어쨌거나 내가 사랑했던 영화토크쇼 방구석 1열은 왠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될거 같다. 영화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것. 메세지를 다양한 접근으로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할때 유쾌하고 재밌게 다가갈수 있게 해줬던, 방구석 1열이 벌써부터 그립다. 정재형과 장은주가 합류한 방구석1열을 계속 지켜보며 희망을 가져보련다. 다음주도 본방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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