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가족의 영달을 위해 사회를 망가뜨린 사람들의 이야기
MBC 김장겸 사장이 해임된지도 한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선 김장겸 사장이 해임된 2주후 MBC의 변화움직임에 대해서 포스팅했었는데요. 이젠 공식적으로 지난7년을 반성하겠다는 표현을 PD수첩을 통해서 했더군요. MBC에는 여전히 무관심인 터라.. 모르고 있다가 오늘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들으며 알게됐습니다. 김어준의 멘트를 들으며, 이건 봐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다 보지는 못하고 출근길에 살짝만봤는데요. 오랫동안 안보이던 아나운서가 진행도 했구요. 대충 보다보니 화나는것은 권력을 온당치못하게 휘두르는 일에 부역한 사람들은 전부 지역MBC사장이 되어 출세했더라구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출세한 직장인 같은 모습이었죠.
'난 그저 시키는대로 임무에 충실히 일했을뿐이다'
출세한 MBC임원들의 발언이 아닙니다. 유대인 학살의 실무자 중 한명인 아이히만의 발언이죠. 나찌의 유대인대학살을 실행한 아이히만은 가정적인 가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위사람에 친절한 '매우 좋은 사람' 이었다고 하죠.
'시키는대로 했을뿐이니 죄가크지 않다'
'어쩌겠어 먹고살아야지..'
대한민국이 근현대사를 지나면서 일제권력에 복종하고 나라를 버리고 팔아버린것에 앞장선 부역자들에게 가지는 일반적인 정서였죠. '어쩔수 없던 거였으니 과거에 집착하지말고, 미래를 위해 대승적차원에서 용서하고 화해하자.' 실제로 그들에 대한 처벌은 미미했습니다.
나찌의 유대인대학살 실행자 아이히만을 독일정부는 어떻게 처벌했을까요
사형입니다.
거대하고 막강한 권력이 시키는대로, 개인과 가족의 이익을 위해, 반민주적 권력을 행사하고 '지시에 따랐을 뿐입니다.' 라고 말하는 평.범.한 사람들. 인류의 역사에서 반인류적 반사회적 범죄들은 대부분 그런 평범한 인간들에 의해 진행됩니다. 친일매국노들의 부역자들도 그러했을테지요.
'까라면 까야지 별수있어.. 이해해야지', '지도 먹고살아야하니까 그랬겠지', '처자식이 있자나', '위에서 시키니까 한거겠지'
저는 일반적인 한국 대중에 깔려있는 이런 인식들이 MBC와 같은 부역자들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MBC뿐일까요. 우리의 인식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온건 아닐까요. 우리의 인식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명령에 따르는것은 큰죄가 아니다' 라고 면죄부를 준건 아닐까요. 우리의 인식이 잘못된 권력부역자들을 만들어내고 다시금 이런사태가 일어나도록 한건 아닐까요.
개인과 가족의 평안과 안위를 위해서 사회공동체를 망가뜨리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면, 그런일은 반복되겠죠. 대한민국이 지난 70년간 그래왔구요. 이제는 그 고리를 끊었으면 좋겠습니다.
강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하지만, 판례가 전무하죠. 사회에 반하는 범죄의 성격을 고려하여 가중처벌하는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범죄사실 그 자체에만 포커스를 둡니다. MBC국정원 사태를 예로든다면, 독일은 정치적이익을 목적으로 공영방송의 기능을 무력화한 반사회적 범죄이기 때문에, 중형을 선고하겠지만, 한국은 이와 유사한 사건의 경우 '근거없는 부당인사조치' 에만 촛점을 두고,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정도로 처벌한 판례가 수없이 많죠. 따라서 사법부는 적폐부역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결론은, 시민들이 끊임없이 요구하고 소리질러야 합니다. 일벌백계가 질서의 기본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나의 생각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당장 뭐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시민의 의식과 무수히 많은 요구가 변화의 바탕이 되는것이고, 결국 그나라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MBC에서 독재시절 일어나던 일들을 권력의 명령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성실히 수행한 사람들의 이야기 MBC PD수첩 특집 "MBC몰락, 7년간의 기록"보고나니 김어준의 멘트와 함께 많은 생각이 드는 출근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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