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나혼자 떠나는 유럽여행1 - 꼬여버린 첫 스케쥴 (인천공항, 에어로플롯, 모스코바공항)
나혼자 떠나는 유럽여행2 - 모스코바공항 노숙 그리고 드디어 도착!! 파리CDG 공항에서 RER B타고 파리까지
나혼자 유럽여행3 - 아직은 어색한 파리의 거리(샹제리제, 몽테뉴)
이 날의 사진은 단 한장도 남아있지 않다. 도둑맞은 내 USB에는 파리에서의 둘째날과 다섯째날 그리고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중반까지의 스페인을 제외한 모든 사진이 들어있었다. USB를 도둑맞은후 난 이틀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의 한달의 여행이 그대로 날아가버렸다는 사실은 너무 충격이었으니까. 2일째 저녁. 내 기억이 다하기전에 내가 기억하는 것들을 글로써 남겨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서울올때까지 짬 날때마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회상하며 쓰기 시작한 일기. 앞으로의 여행일지는 사진없이 글로써만 표현하고 묘사한 여행일기가 될것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제외하면...) 민박에 있을때 그나마 웹하드에 올려놓은 몇장의 사진들이 이렇게 소중하게 여겨질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오늘은 루브르를 아침일찍 가서 오전을 루브르에서 보내고 점심을 밖에서 먹고 소르본대학, 그 근처 먹자골목등 대학가를 돌고 노틀담 성당과 그 일대를 점령할 계획이다. 아침은 일찍일어났지만 샤워 대기에서 순번이 밀려 예정보다 조금 늦게 나갔다. 하지만 현재 시각 9시도 안됐슴. 세나하우스 길건너에 조그마해 보이는 슈퍼마켓이 있어서 군것질 과자좀 사보려고 들어갔다. 근데 입구만 조그마해 보이지 꽤 크네?? 초콜렛or 쿠기or 내가 즐기는 미식(푸딩, 조각케익, 초코무스, 등등 한국 슈퍼마켓과는 비교도 안되는 이쁜 먹거리들이 이 슈퍼에는 널려있다. 꼼꼼히 따져보길 15분 흰색 크림이 안에 들어있고 커피캬라멜무스가 그위에 살짝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콜릿으로 코팅된 부드러워 보이는 초코바 6개짜리 1.8유로에 사서 걸어서 루브르행~!! 보통걸음으로 15분? 이면 될듯.
어제와는 조금 다른 동선으로 이동. 이른 아침의 파리골목길 한켠에 자리잡은 빵집 쇼윈도우에는 화려한 각종 타르트와 과일이 올라간 크로아상, 쇼윈도우가 화려함의 극치다. 아침이라서 청소차가 돌아다니지만, 보도블럭 사이사이를 가득 매운 담배꽁초까지는 제거하지 못한다. 파리 어딜가나 담배꽁초가 거리의 한 부분이 된듯하다. 한적한 아침거리를 열씸히 사진에 담으며 가는길에 어제 못본 오페라 갸르니에 앞을 지나가보자. 거리자체가 좀 비싸보인다. 여행사 사무실, Vodafone, Orange 등 통신사, 핸폰 대리점 부터, 명품샵, 은행지점, 대형체인제과점 PAUL, MONOPRIX 음..?? 이 두곳은 함 구경해보자 어차피 지금 시간 여유도 있고, PAUL대박 너무너무 맛나보이는 타르트가 약 15종류나 -0-;;; 타르트매냐인 나.. 완전 녹아내리는 중이다. 아침부터.. 가격도 18유로 20유로 정도 괜츈하다. 다음 MONOPRIX 파리의 대형슈퍼마켓같은 곳이라 하여 진작 한번 들어가보고 싶었던곳. 옷부터 생필품, 슈퍼 한곳에 모여있다. 음? 빵집도 있네 들여다봤다. 어라라 이거 가격저렴하고 괜츈해보인다. 타르트는 PAUL에 비해 화려하지 않지만, 가격은 2/3 정도. 파리를 뜨기전에 한번 초토화시켜주겠어.. +_+ 일단 루브르 부터가자 ㅋㅋㅋ
이날 날씨는 꽤 쌀쌀했다. 바람도 좀 불었고, 날씨는 조금 어둑침침
루브르개장과 함께 들어가려했으나 도착했을때는 이미 개장후였다. 입장티켓은 9.5유로. 줄서서 기다리진 않은듯. 잽싸게 돌아다니던중 누군가 내 뒤에서 '안녕하세요' 라며 인사한다. 여잔데?? 모스크바 공항에서 만났던 장희였다. 이렇게 다시 만나긴 하는구나 ^^;; 짧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여행에서 만난 한국사람과의 인연은 그냥 가볍게 스쳐지나가게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서 연락처교환도 없이 그렇게 장희랑은 다시 헤어졌다.
루브르의 구조는 너무 복잡해서 방번호와 전시실을 체크하면서 가다가도 길을 잃기 쉽상이었다. 지층과 반지층도 헷갈릴때도 잦았다. 난 반지층부터 돌아다녔다. 11~15세기 스페인, 이태리, 북유럽 조각들을 보고있는데 아직 미전시된 작품들을 모아놓은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출입을 못하게 쇠창살로 막혀있었다. 쇠창살 저편에는 수많은 전시품들이 헝겊과 비닐로 가볍게 포장이 되있었는데 그 한가운데 대리석 조각만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누드조각상이었는데 너무 이뻤고, 마침 그 조각상이 있는 자리로 햇빛 한줄기가 내려 비추고있었다. 촬영한번 해주셨고, 작품사진에 만족했다. 이 날 정말 많은 작품들을 사진에 담았지만, 그 사진들은 전혀 아깝지 않다. 그런것들은 인터넷뒤지면 볼수 있는 사진들이고 유명한것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까운 사진들은 이런 사진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거대하게 서있는 사모트라케의 니케상앞의 계단에서 힘들어 쉬고 있는 중년남자분, 사람이 많이 몰려있지도 않는 작품이지만 내 맘에 쏙 드는 작품들 사진, 이런 것들은 작품명까지 따로 사진을 찍어놨는데 ㅎㅎ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우찌됐건 1층의 Denon관을 돌아다니고 있다. 16~19세기 이태리 조각들이였는데 굉장히 선이 아름답고 부드러웠다. 근육을 과도하게 표현하지 않은 것들도 많았고, 그중에서 특히 멋졌던 작품은 '사랑의 신의 키스로 소생된 프시케' 라는 작품이었는데 알고 봤더니 이거 유명한 작품이더라.
정말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 다 볼수 없어 작품사진 될만한 소재만 보이면 작품활동좀 잠깐하고 지나가는 식으로 스피디하게 돌아다녔다. 그렇게 조금만 걸어가니 고대 로마의 작품들이 있었다. 깨지고 부서진 모습 그대로를 옮겨다 놓은 것도 있었고, 복원시켜놓은 작품도 있었다. 몇백년전 이 무거운 것들을 안부서지게끔 옮기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이 필요했을까. 정말 징한놈들이다.
고대 그리스전시실쪽에선 건물의 벽화나 건물내 장식과 같은 처마및 기타등등 까지도 옮겨놓았다. 얼마나 욕심쟁이였을까 당시의 프랑스인들은.... 집을 통째로 옮겨오진 못하고, 처마쪼가리 조금 떼어오고 벽좀 뜯어오고..;;; 고대 그리스, 로마의 목욕탕과 관까지도 .... 이런 것들 까지 떼어내서 프랑스로 가져오려고 발악을 하던 추한 모습의 프랑스인들이 연상된다. 관람하면서 내가 느끼기에 정말 아름답다. 멋지다 라고 느끼는 작품들을 제외한 것들을 관람할때면 침략과 약탈의 역사가 이렇게 거대한 관광자원이 된다는 사실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젠 파라오 시대와 이집트 전시물이다. 람세스좌상은 의외로 소탈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다른 석상들과 섞여 있어서 사실 첨에 그냥 지나쳐 버렸었다. 꽤 큰편이었는데, TV에서 본것처럼 그렇게 멋지다는 느낌은 안들었다. 오히려 사슴머리모양을 한 인간의 형상이 의자에 앉아있는 석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함과 그 주위의 공기는 정말 신비로웠다. 그 석상의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그림자가 잘 드러난 각도에서 찍은 사진은 내가 찍어놓고도 정말 섬뜩했다.
와우~~!! 너무 힘들다. 중간중간에 의자가 있어서 앉으면서 왔지만 이제 시간은 11시 10분 겨우 1시간 30분밖에 안지났는데 너~~무 힘들다. 사온 물도 오링~!! 오늘 아침에 슈퍼에서 산 초콜릿 하나 드디어 시식하는데 ... 미친듯이 맛있다. 이 초콜릿은 결국 이탈리아 직전 독일에서까지 아껴먹게 되는데, 재밌는건 이탈리아 슈퍼에서 이 초콜릿을 살수 있었다는것.
물과 초콜릿으로 피로를 잠재우고 다시 걸어보니 배경지식없고 별 이쁘다는 느낌없는 고대 이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문물들이었다. 솔직히 신기하네?? 이러면서 막 지나갔다. 그러던중 내눈에 들어온건 유일하게 아는 단어 '함무라비 법전' 그렇게 멋있거나 하진 않았으나,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함무라비 법전앞에서만은 한동안 머물며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서는 지도를 펴보니 1층은 거의다 돌았다.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프랑스 조각은 별 관심이 없었기에 2층을 가기로 결심했다. 가는 도중 길을 잃었다. 지도 보면서 가기도 귀찮고 막 걷다보니 다다른곳은 아까 지나쳤던 사모트라케의 니케상 앞이었다. 계단 정중앙에 위치해서 그런지 밑에서 올려다보면 정말 장관이라 할만하다. 마침 그때 내 코앞에서 힘들어서 계단에 주저앉은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백인남자. 난 계단 밑으로 내려가서 뒤에 니케상을 찍는 척하면서 그 백인의 상반신을 사진에 집어넣었다. 이런 방법으로 인물을 내 사진에 넣는 방법은 유럽내내 사용되었는데 이 사진이 최초의 사진이다 ㅋㅋㅋ
2층에는 그 유명한 모나리자가 있다. 루브르를 돌아다니는 내내 모나리자가 이쪽으로 가면 있습니다 라는 표지판을 자주 볼수있다. 그 얼마나 대단하길래 루브르에서 그 모나리자를 따로 표지판을 만들어서 운영한단 말인가... 그게 그정도로 대단한 작품인가.. 난 그닥 감흥 없을것 같은데. 흠.. 모나리자에 대한 황금비율이라던지 웃음의 비밀등 수많은 다큐와 잡지를 통해서 모나리자란 작품에 담겨있는 수많은 의미와 과학적, 비과학적 미스테리한 신비함까지 난 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다지 큰 기대가 안된다. 서둘러서 보고싶지도 않다. 암튼 루브르 왔으니 한번 봐주긴 해야겠지.
거대한 높이의 천장을 가득메운 작품들 그 거대함과 강렬한 색채와 섬세한 묘사의 작품들앞에 잠시 걸음을 멈춘다. 르네상스시대의 그림이다. 좀 지나가니 나폴레옹에 대한 작품들도 많이 보이고 유명한 자유의 여신도 그리고 그 앞에서 그림을 보고 그리는 화가들도 있다. 이젤을 펼쳐놓고 유화를 그리고 있었다. 작품 원본을 배경으로 화가의 뒷모습과 그가 그리고 있는 작품이 보이게끔 한컷!! 그렇게 회화관을 구경하면서 가던 도중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있다. 모나리자네... 멀리서만 구경하고 사진 몇장 찍어줬다. 음 확실히 왜 이 그림을 최고로 꼽는지 알만했다. 그림을 보고있으니 포근하다. ㅎㅎ 레오나르도 다 빈치 .. 넌 정말 대단하다. 너 같은 인간은 앞으로 없을거야. 5개국어를 하며 건축가이며 음악가이며 미술가이며 철학자고 물리학과 화학, 의학, 그리고 시에 능통한 문학가이기까지했으니 ...
회화관을 다 둘러보고 고대 이전의 그리스 쪽으로 향하는 길에 루이15세 대관식 왕관이 보관된 조그마한 전시방에 들어갔는데 진정한 사치스러움이란 이런거구나 란 느낌 훅훅 받았다. 이걸보니 베르샤유 궁전 함 가볼만 하겠네.. 라고 생각했다.
시간은 12시 30분 다되간다. 회화관에서 너무 많은 작품들에 이끌려 다니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간것이다. 볼건 다봤고, 더 이상 딱히 보고픈 것도 없고 너무 힘들고 배고파서 그냥 나가기로 결정. 그런데 나가는 것도 문제다. 한참을 걸어서 겨우 나갈수 있었다.-_-;; 오전보다 바람은 덜 불었고, 햇살도 좋아졌다. 일단 밥먹으러 가야하는데 소르본대학과 씨떼섬 사이의 먹자골목의 대학식당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만들어놓은 국제학생증으로 얼렁뚱땅 가능하겠지? ㅋㅋㅋㅋㅋㅋㅋ 생각만 해도 신난다. 학생식당이 생각보다 굉장히 잘나온다고 하던데 ... 기대 만땅ㅋㅋㅋ 주린배 욺켜잡고 씨떼섬으로 궈궈궈 날씨도 좋은데 강따라 걸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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